계엄 이후 1년, 우리는 어떤 나라를 다시 세워야 하는가?
윤대기 아타나시오(정의평화위원회 위원, 변호사
2024년 12월 3일의 계엄 사태가 일어난 지도 1년이 지났습니다. 그날의 충격은 단지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묻는 깊은 질문이었습니다. 예고 없이 내려진 비상권력의 발동은 헌정 질서의 근본을 흔들었고,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토대와 공동체의 윤리가 얼마나 쉽게 위협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시켰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국회와 시민들이 헌정 질서를 지켜낸 경험은 공동체의 성숙함과 양심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이 사건은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외면해 온 구조적 문제들을 다시 꺼내놓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정 기관에 권력이 집중되고, 책임 있는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언론의 공공성이 흔들리는 현실은 민주공화국의 기초를 약하게 만듭니다. 진실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고, 권력의 과정이 투명하지 않으면 사회는 의심과 분열로 기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교회가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공동선의 가치, 인간 존엄성과 연대의 정신과도 상충되는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내란적 성격의 위기 청산, 즉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분명히 하는 일입니다.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상처를 덮어두지 않기 위한 윤리적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성찰 없는 용서는 공동체를 치유하지 못하고, 진실 없는 화해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개혁 작업, 특히 검찰·사법·언론의 개혁입니다.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약자와 소수가 보호받을 수 있고, 사법의 신뢰가 회복되어야 공동체의 정의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언론이 사실과 진실을 중심에 둘 때 비로소 사회 전체가 같은 현실을 바라보며 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정치 개혁이 아니라 인간 존엄과 공동선의 회복을 위한 구조적 정비입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과제는 민생의 회복입니다. 현실의 상처는 늘 가장 약한 곳에서 시작됩니다. 고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삶의 기반이 흔들리고, 돌봄의 공백과 생태의 파괴로 공동체의 일상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정치의 혼란은 국민들에게 더욱 큰 고통이 됩니다.
사회적 약자, 노인, 장애인, 돌봄이 필요한 이들, 경계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먼저 돌보는 것은 신앙이든 정치든 동일한 도리입니다.
이 모든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우리는 이제 헌법 개정을 통한 기본권의 확대, 그리고 국민주권의 실질화라는 과제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합니다. 양극화,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고령화 사회, 돌봄의 재편 등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권리를 요구합니다. 환경권·생태권·돌봄권·디지털 기본권·문화권을 헌법적 권리로 보장하는 일은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의 윤리적 책임입니다. 더 나아가,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약속이 더 이상 문장에 머물지 않고 현실 속에서 작동해야 합니다.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고, 정보에 접근하며, 정책을 직접 평가하고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때 비로소 국민주권은 선언이 아니라 실제가 됩니다.
교회가 강조해 온 ‘참여하는 시민’,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신자’의 모습은 민주주의에서도 필수적입니다. 2024년 12월 3일의 계엄 사건은 우리에게 큰 상처였지만, 동시에 더 나은 공동체로 나아가는 길을 다시 묻는 기회였습니다.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어떤 사회가 공동선에 부합하는지, 어떤 정치가 인간을 살리는지 질문해 왔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성찰이며, 반복이 아니라 변화입니다. 진실을 밝히고, 개혁을 완수하며, 민생을 돌보고, 기본권을 넓히며, 국민주권을 실질화하는 길-그 길에서 우리는 비로소 민주공화국이라는 이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공동체가 다시는 어둠에 흔들리지 않기를, 양심의 힘이 공동체를 지키는 빛으로 남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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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한해 정의평화위원회 활동을 정리합니다. 정의평화위원회는 사회 교리 교육과 사회교리 실천이라는 두가지 영역으로 사회정의를 위한 활동과 신자들에게 다가가는 활동들을 펼쳤습니다.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의 지원에 힘입은 활동의 결과입니다. 2025년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주님의 평화 기도드립니다.
18기 사회교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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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입문과정은 연희동 성당에서 6강으로 진행되었고 하반기 심화과정은 ‘인공지능시대, 신앙의로 길을찾다’ 주제로 꾸르실료 태암레오관에서 3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입문과정 67명참석, 36명 수료 / 심화과정 31명 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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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사회교리학교는 상반기 옥련동 성당, 하반기 부평2동 성당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6주동안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강독하며 생태 실천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독회 마무리 후 참여자들은 환경사도직 단체인 하늘땅물벗회를 구성하여 본당에서 환경실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옥련동 36명/ 부평2동 22명 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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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교회의 역할을 이해하는 "2025 광주여행 가불게"는 서구 지구와 공동주최하여 10팀 31명의 청년들이 참가하였습니다.
각 팀별로 청년 스스로 여행계획을 세우고 광주를 찾아 518 유적지를 돌아보고, 결과보고서를 만들며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와 사회교리실천의 의미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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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대화모임
일상에서 평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경청대화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청 대화모임은 1월 ~12월까지 12회 노동자센터에서 진행되었고, 5월에는 부평2동 첫영성체 교리 학부모 대상으로 대화모임 2회 진행했습니다.
평화대화 실천가 양성교육
평화대화를 가정, 직장, 공동체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교육으로 비폭력 대화법 1,2단계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청년대담 무비무비
제1회 인천가톨릭영화제 기획행사로 청년들과의 대화 '무비무비'를 인천WYD 사무국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아멘:교황에게 묻다’를 보고 청년들이 교황님께 묻고 싶은 것, 교회가 청년들을 환대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나눴습니다.
경청과 공감의 평화대화 워크숍
경청대화와 갈등전환 대화를 본당 신자교육으로 진행했습니다. 7월에는 마니산 성당 사목위원과 단체장 대상으로 11월에는 부평1동 사목위원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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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11주기 추모미사는 4월 16일 사회사목센터에서 봉헌되었습니다.(주례:오병수 사회사목국장/ 강론: 김상민 사회사목국 부국장) 미사후에는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북토크가 이어졌습니다. 북토크는 김지훈 정평위 위원장님의 진행으로 세월호참사 당시 단원고 생존자였던 김도연님과 세월호 참사 작가기록단의 박지연님을 모시고 책이야기를 펼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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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인천교구 시국기도회 (2024 12/23)
- 일본군‘위안부’미사 (3/1, 8/14)
- 헌법재판소의 정의포운 판결을 촉구하는 시국미사 (3/17, 광화문 동십자각)
-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파면 선고를 촉구하는 시국미사
(3/31, 열린송현녹지광장 앞)
-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해고노동자 고용승계를 위한 미사
(3/20, 평택 한국니토옵티칼공장 인근)
- 기후정의 천주교 거리미사 (9/27, 서울 보신각)
- 10.29 이태원참사 3주기 추모미사 (10/28, 녹사평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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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정의평화위원회 월례회의는 9회 진행되었습니다. 상반기에는 위원연수(벽초지 수목원) 하반기에는 열린월례회의를 개최하였습니다. 열린월례회의는 ‘인공지능과 미래사회’라는 주테로 방종우 신부님의 강의를 듣고 인공지능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기준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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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인권주일, 제15회 사회교리주간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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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마실 물을 다오”(요한 4,7) 오늘은 제44회 인권 주일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혐오와 차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사실 혐오는 어느 시대에서나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 그 가혹함을 드러내었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윤리적 자기 성찰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인간 존엄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였고, 그 힘으로 혐오와 차별을 넘어 사랑과 일치의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심각한 혐오 현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치유된 사람에게 더 악한 일곱 영이 다시 들어가 처음보다 더 나쁜 상황이 되었다는 예수님의 비유 말씀처럼(루카 11,24-26 참조), 인종, 성별, 국적, 종교, 사회적 조건에 따른 혐오를 넘어(사목 헌장, 60항 참조), 이제는 젊은이와 노인 그리고 심지어 자녀와 부모 사이에서도 혐오가 일어나고 있습니다.(「모든 형제들」[Fratelli Tutii], 18-19항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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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12월 8일(월) 19시-21시
- 장소: 노동자센터(경인로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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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 도서: 「이처럼 사소한 것들」(클레어 키건)
- 일시: 12월 23일(화) 19시-21
- 장소: 노동자센터(경인로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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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인천인권영화제에서 세월호 의인 김동수님을 담은 영화가 상영됩니다.
- 일시: 12월 6일(토) 16시 10분
- 장소: 노동자센터(경인로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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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 11월 30일까지 총 2,475,000원 후원받았습니다. 정의평화 활동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강성순, 구인숙, 구종천, 권기영, 권송은, 김상태, 김성은, 김영순, Fr.김윤석, 김정숙, 김헌구, 김현석, 김희순, 박상문, 박우정, 백진희, 서미랑, 신용호, Fr.양성일, 오지영, 우현미, 윤대기, 윤현주, 음예정, 이명희, 이병옥, 이영진, 이정옥, 이재우, 이화정, 임명심, 장영숙, 정경희, Fr.정연섭, 정정은, 정춘화, 정희선, 조지형, 주정수, 채현숙, 최병철, 최영진, 황세현, 황윤경
강화, 검암동, 구월1동, 마니산, 모래내, 부개동, 부평1동, 불로동, 소래포구, 십정동, 원당동, 장기동, 주안5동, 하점, 재)인천교구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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