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학 신부(정의평화위원회 위원)

알렐루야! 우리 교회는 주님 부활의 기쁨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스스로 사람이 되시어 죽임을 당하시고 부활하시며 우리에게 알려주고자 하신 뜻은 무엇인지를 우리는 매일 고민하고 묵상하며 이 시간을 채워 나갑니다. 그 시간 안에서 이 글을 준비하면서 저는 하나의 성경 구절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바로 요한 8,32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 바라보고자 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그리고 예수님을 보내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고자 하신 부활의 의미가 바로 자유임을 묵상해봄 입니다.

 

이 생각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별히 지난 1년여의 시간, 우리 사회가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하고 그와 함께 살아온 시간 안에서 제일 많이 제일 빈번하게 논란이 되고 있는 말이 자유였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진정으로 자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자유라는 말 자체의 의미는 남에게 아니 그 어떤 것에도 매여 있지 않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우리 주님께서 주고자 하시는 자유도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자유도 큰 틀에서는 모두 이와 같은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자유가 정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신앙인으로서 우리의 자유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데 있고 우리 사회의 자유는 법률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자유는 분명 어딘가에 매여 있지 않으면서도 우리 스스로 무엇인가에 매어 놓은 자유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자유는 계속해서 커지다가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어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창세기에서 첫 인간인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 안에서 아무 것에도 구속받지 않고 살아왔지만 그 자유가 하느님을 침범하는 결과를 낳았고 죄와 죽음에 매인 부자유스러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바라보는 자유는 하느님의 권능을 인정하는 것이고 우리는 그 안에서만 우리의 자유를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사회교리 136항 참조). 우리 세상의 자유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 세상의 자유가 계속해서 커지는 것을 방치한다면 토마스 홉스의 생각처럼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위해 누군가를 우리의 이웃들을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마저도 짓밟아야 할지 모릅니다. 그럼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기보다 미워하고 서로를 품어주기보다 밀어내며 서로를 이해하기보다 공격해야만 우리의 자유를 지켜낼 수 있는 부자유를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세상에 살아가는 자유인으로서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일부 양보합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서로를 생각하고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진정한 자유로 나아가고자 함입니다(사회교리 137항 참조).

 

지난 1년 간 어쩌면 진정한 자유는 많이 공격받았는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누군가에게는 듣기 싫은 혐오의 단어처럼 변질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개인의 자유와 국가의 책임 앞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국가의 책임이라는 이름 안에 포함된 우리의 진정한 자유를 포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자유로운 생각과 의견과 결단이라는 미명 하에 우리는 결코 자유롭지 못한 세상과 만나고 더 이상 자유로워질 수 없는 사건에 아파하며 왜곡된 자유라는 이름의 무기에 고통스러워하기도 합니다. 진정한 자유란 나 또는 나의 범주에 국한하여 결코 아무 것에도 매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아닙니다. 진정한 자유란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채워 주신 법과 양심이라는 책임에 있고 하느님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보여주신 그 끝없는 사랑에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이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의 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불완전한 자유보다 무책임한 자유보다 서로를 항상 생각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의 자유가 소중하듯 상대의 자유도 존중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살아가는 사회가 되어갈 수 있기를 이 시간 기도해봅니다.

인천교구 사회사목국은 4월 13일 사회사목센터에서 세월호 참사 9주기 추모공연과 미사를 진행했습니다. 추모공연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시민으로 구성된 416 합창단과 한덕훈 신부의 노래로 진행되었고 공연후 미사는 오병수 사회사목국장의 주례로 봉헌되었습니다.

4월 23일 숭의동 청년회의 참여로 '기억의 교실'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청년들은 순례 출발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생각나누고 순례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나의 관계, 세월호 사건과 교회의 거리 표시하기, 단원고 희생자중 1명 약전 읽기등 짧은 시간이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세월호의 기억과 느낌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지만 기억의 교실을 들어서는 순간 조금 멀고 막연했던 감정들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희생자들의 책상과 의자, 작은 기념물품등을 바라보며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희생자들을기억하고 또 찾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